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승률이 60%인 게임에서 전재산의 20%만 걸어야 가장 빠르게 돈을 불릴 수 있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직관적으로 납득이 안 됐습니다. 60%면 절반도 넘는데 왜 고작 20%냐고. 그런데 이 공식을 처음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수십 년 전 지하실에서 룰렛 장치를 만들던 두 천재의 집착이 지금 제 투자 습관까지 건드리고 있었습니다.

 

수학 이미지

켈리 공식과 베팅 비율: 이길 확률이 높아도 조금만 걸어야 하는 이유

켈리 공식(Kelly Criterion)이란 자산을 가장 빠르게 복리로 불리면서도 파산 확률을 최소화하는 최적 베팅 비율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공식입니다. 쉽게 말해, 이길 때와 질 때의 확률을 알고 있다면 매번 얼마를 걸어야 장기적으로 가장 유리한지를 알려주는 공식입니다. 벨 연구소의 수학자 존 켈리가 고안했고, 클로드 섀넌과 에드워드 소프를 통해 투자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공식 자체는 간단합니다. 이길 확률에서 질 확률을 빼면 됩니다. 이길 확률이 60%라면 60%에서 40%를 뺀 20%가 최적 베팅 비율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파산 수학(Ruin Mathematics)입니다. 파산 수학이란,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단 한 번의 '0을 곱하는 선택'이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는 수학적 원리입니다. 100억이 있어도 전부 걸었다가 지면 그 순간 자산은 0이 됩니다. 곱셈에서 0이 들어오면 이전의 모든 숫자가 무의미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그건 극단적인 경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에드워드 소프의 실제 이력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소프는 블랙잭 카드 카운팅 논문으로 라스베가스를 뒤흔든 수학자였고, 클로드 섀넌과 함께 8개월에 걸쳐 룰렛 낙하 지점 예측 장치를 만들어 실제 카지노에서 검증까지 했습니다. 구두 밑창에 소형 컴퓨터를 넣고 발가락으로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목숨을 건 검증이었던 셈입니다(출처: Wikipedia - Claude Shannon).

그 소프가 나중에 직접 운용사를 차리면서 켈리 공식을 그대로 쓰지 않고 하프 켈리(Half Kelly)를 선택했다는 점이 저는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하프 켈리란 켈리 공식이 제시하는 최적 비율의 절반만 베팅하는 보수적 전략입니다. 주식시장은 카드 카운팅과 달리 변수가 너무 많고, 확률 자체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선택 덕분에 소프는 1987년 블랙먼데이, 하루에 주가지수가 23% 폭락한 날에도 살아남은 거의 유일한 운용사가 됩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켈리 공식을 믿더라도 절반만 쓴다는 결정은 수학적 겸손함입니다. 자신이 세운 모델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숫자로 반영한 것이니까요.

  • 켈리 공식: 이길 확률(%) - 질 확률(%) = 최적 베팅 비율
  • 파산 수학: 자산이 아무리 커도 단 한 번의 올인이 전부를 0으로 만들 수 있다
  • 하프 켈리: 주식처럼 변수가 많은 시장에서는 계산된 비율의 절반만 베팅
  • 우위(Edge)가 없는 게임에는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
요약: 승률이 높아도 소액만 베팅하는 이유는 단 한 번의 전부 상실이 복리 전체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며, 이를 수학적으로 정리한 것이 켈리 공식과 파산 수학입니다.

 

섀넌의 도깨비와 리밸런싱: 시장이 오르지 않아도 수익이 나는 구조

클로드 섀넌은 정보 이론(Information Theory)의 창시자입니다. 정보 이론이란 모든 정보를 0과 1이라는 이진법으로 표현하고 전송할 수 있다는 수학적 토대로, 현재 디지털 세상과 인공지능의 근간이 된 이론입니다. 섀넌이 이 이론의 기초를 석사 논문에서 처음 제시한 것이 1937년이니, 우리가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나 AI 서비스는 90년 전 한 젊은 수학자의 놀이 같은 연구에서 비롯된 셈입니다(출처: Britannica - Claude Shannon).

그 섀넌이 투자에 적용한 개념이 바로 섀넌의 도깨비(Shannon's Demon)입니다. 섀넌의 도깨비란,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관계없이 현금과 위험자산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며 기계적으로 리밸런싱(Rebalancing)하면 수익이 발생한다는 원리입니다. 리밸런싱이란 자산 비율이 목표치에서 벗어났을 때 팔고 사서 다시 원래 비율로 맞추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과 현금을 각각 50%씩 보유한다고 가정합니다. 주식이 두 배로 오르면 주식 비중이 늘어나고, 이를 팔아 현금으로 옮겨 다시 50:50을 만듭니다. 반대로 주식이 반토막 나면 현금으로 주식을 사들여 비율을 복원합니다. 이 과정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면, 시장이 박스권에서 움직이기만 해도 결국 자산이 불어납니다. 도깨비 같다는 표현이 붙은 이유입니다.

제가 이 개념에서 실제로 써봤는데 어렵다고 느낀 부분은 '기계적으로'라는 단어입니다. 주식이 절반 날아가면 그것을 사야 하는데, 실제로 시세를 들여다보며 공포에 질린 상태에서 그 버튼을 누르기는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섀넌의 전업 투자자 선배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모니터 여섯 대, 블룸버그 시스템 대신 낡은 컴퓨터 한 대에 네이버에서만 하루 한 번 시세를 확인하는 방식. 시세를 자주 보면 생각을 못 하게 된다는 그 말이 저는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섀넌의 도깨비는 상승장보다 횡보장에 강한 전략이라, 장기 상승장에서는 그냥 보유하는 바이앤홀드(Buy & Hold)가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옵니다. 반면 방향을 모를 때, 특히 지금처럼 시장이 어느 쪽으로 튈지 확신하기 어려운 구간에서는 리밸런싱 원칙이 감정을 통제하는 방파제 역할을 합니다.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가 극대화되는 레버리지 ETF를 쓰는 순간, 도깨비가 위가 아니라 아래로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점도 제가 이 내용을 정리하면서 새삼 확인한 부분이었습니다. 변동성 드래그란, 레버리지 상품에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 때 원금 회복이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적 손실을 말합니다.

요약: 섀넌의 도깨비는 시장이 오르내려도 현금과 주식을 일정 비율로 기계적으로 리밸런싱하면 복리 수익이 발생한다는 원리이며, 규칙을 지키는 것이 전략의 전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켈리 공식, 일반 투자자가 실제로 쓸 수 있나요?

A. 공식 자체는 간단합니다. 이길 확률에서 질 확률을 빼면 베팅 비율이 나옵니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 자신의 '이길 확률'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입니다. 소프 같은 수학자도 주식에서는 하프 켈리, 즉 계산값의 절반만 썼습니다. 일반 투자자라면 켈리 공식보다 그 정신, 즉 '내가 틀릴 수 있으므로 현금을 남긴다'는 태도를 먼저 가져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Q. 섀넌의 도깨비 전략, 상승장에서도 유효한가요?

A. 상승장에서는 바이앤홀드가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섀넌의 도깨비는 시장이 횡보하거나 방향이 불명확할 때 빛을 발하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상승장인지 횡보장인지 모르겠다'는 상황, 즉 대부분의 현실에서 유용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Q. 리밸런싱은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A. 정해진 주기는 없습니다. 다만 리밸런싱을 너무 자주 하면 거래 비용이 쌓이고, 시세를 자주 들여다보다가 감정이 개입됩니다. 섀넌의 지인 전업 투자자처럼 하루 한 번만 시세를 확인하고, 비율이 목표에서 일정 폭 이상 벗어났을 때만 조정하는 방식이 감정 통제에 유리합니다.

 

Q. 승률이 50% 이하인 자산에도 소액 베팅은 의미 있나요?

A. 켈리 공식의 원칙상, 우위(Edge)가 없는 게임에는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 정답입니다. 49%라도 우위가 없으면 소액이라도 베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자산을 갉아먹습니다. 운이 좋아 단기에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파산 수학에 따르면 그 행위를 반복할수록 결국 0에 수렴하게 됩니다.

 

결론

제가 이 내용을 정리하면서 가장 오래 생각한 부분은 섀넌과 소프가 8개월 동안 지하실에서 장치를 만들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이 세운 수학적 논리가 실제로 통하는지 증명하고 싶었다는 점이 이상하게도 투자 원칙보다 더 크게 남았습니다.

결국 투자에서 가장 무너지기 쉬운 것은 전략이 아니라 감정입니다. 켈리 공식도, 섀넌의 도깨비도, 하프 켈리도 모두 '감정을 빼고 규칙만 남기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많이 먹는 방법보다 죽지 않는 방법을 먼저 찾으라는 것, 그리고 시세를 자주 볼수록 판단력이 아니라 본능이 반응한다는 것. 저도 아직 이걸 완전히 지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은 원칙 없이 시장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youtu.be/h_sI7zIdZLI?si=GdWg9wH0LjILGI71

 

 

7월 7일 하루에만 코스피가 4.9% 폭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26년 동안 12번 발동된 서킷 브레이커 중 절반이 2026년에 집중됐다는 사실, 저는 이 수치 하나만으로도 지금 시장이 얼마나 이상한 구간인지 실감했습니다. 주식을 7년 넘게 해왔는데, 이런 변동성은 처음입니다.



코스피를 받치던 '강한 손'이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무려 89조 4,000억 원을 발표한 날, 코스피는 오히려 4.9% 내렸습니다. 역대급 실적에도 지수가 하락했다는 건, 이제 기업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강한 손'과 '약한 손'이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강한 손이란 자기 자본으로 장기 투자하는 세력으로, 시장이 흔들려도 쉽게 팔지 않습니다. 반면 약한 손은 신용융자나 레버리지를 활용한 단기 투자자로, 조금만 하락해도 강제 청산이 나옵니다. 지금 코스피의 문제는 강한 손은 빠져나갔고, 약한 손만 남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외국인은 2026년 상반기에만 163조 원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연간 최대치가 34조 원이었으니, 그것의 4.7배를 반 년 만에 쏟아낸 셈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이 물량을 받아낸 건 국내 개인·기관·연기금인데, 그러다 보니 이제 이 주체들 모두 실탄이 바닥났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 잔고는 각각 5조 5,000억 원과 5조 3,000억 원으로 나란히 사상 최대입니다. 신용융자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으로,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강제 매도가 나옵니다. 지금처럼 약한 손이 시장을 받치는 구조에서는 조그만 악재 하나에도 연쇄 청산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 외국인 순매도 누계: 163조 원 (2026년 상반기 기준)
  • 삼성전자 신용융자 잔고: 5조 5,000억 원 (사상 최대)
  • SK하이닉스 신용융자 잔고: 5조 3,000억 원 (사상 최대)
  • 2026년 서킷 브레이커 발동 횟수: 6회 이상
요약: 외국인이 163조 원을 팔고 나간 자리를 약한 손(레버리지·신용)이 메우면서, 코스피는 작은 충격에도 폭락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원칙을 어긴 대가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은 '든든한 시장 안전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제로 그랬으니까요. 주가가 폭락하자 국민연금이 대규모 매수에 나섰고, 그게 반등의 방아쇠가 됐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번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국민연금이 오히려 문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리밸런싱(Rebalancing)이란 목표 자산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사고파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14.4%인데 주가 상승으로 20%가 됐다면, 초과분인 약 5~6%를 팔아서 비중을 맞추는 겁니다. 이 원칙이 지켜졌다면 코스피 5,000~6,000대에서 이미 물량을 털었을 것이고, 국민연금은 지금 충분한 현금을 쥐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2026년 1월,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를 선언했습니다. 쉽게 말해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결과 국내 주식 비중이 6월 말 기준 약 30%까지 올라갔습니다. 목표치 14.9%의 두 배입니다. 이 과정에서 외국 연기금과 국부펀드들은 '한국 주식 비중이 상한선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매도를 실행했고, 그게 바로 163조 원 순매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출처: 국민연금공단).

7월 1일 리밸런싱을 재개한다고 발표하자마자 연기금이 2,177억 원치를 판 것만으로 다음 날 코스피가 7.89% 폭락했습니다. 이후 5거래일 평균 순매도는 하루 432억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 속도로 50조 원을 팔려면 4.7년, 74조 원은 6.9년, 120조 원은 11년이 걸립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보고 국민연금이 사실상 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연못 속 고래가 움직이면 파도가 일듯, 국민연금의 몸집이 대한민국 금융 시장 대비 너무 커진 겁니다.

요약: 리밸런싱 원칙을 지키지 않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30%까지 부풀었고, 지금은 조금만 팔아도 시장이 흔들려 사실상 매도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이 변동성 장에서 살아남는 매매전략

급등과 급락이 일상이 된 시장에서 '중간값'을 기대하는 건 위험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방향을 잘못 예측하는 것보다 포지션 크기를 잘못 잡는 게 더 치명적이었습니다. 결국 살아남는 전략의 핵심은 현금 비중입니다.

매도 사이드카(Sell Sidecar)가 발동되는 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도 사이드카란 선물 가격이 5% 이상 급락해 1분 이상 지속될 때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는 제도로, 사실상 '극단적 공포 구간의 신호탄'입니다. 저는 최근 몇 달 새 이게 월에 몇 번씩 발동되는 걸 직접 목격했는데, 이걸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유효한 전략이라고 봅니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현금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매도 사이드카 발동일에 분할 매수 후 반등 시 단기 매도하는 방식이 맞습니다. 중장기로 접근할 경우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걸리는 날 원금의 20%씩 최대 5회에 걸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단, 반드시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의 대장 종목을 골라야 합니다.

이미 현금을 다 소진한 상태라면, 공포에 매도하는 건 최악의 선택입니다. 계속 오르기만 하는 종목도, 계속 떨어지기만 하는 종목도 없습니다. 제 경험상 패닉 매도 후에 반등을 놓친 손실이, 버티다가 점진적으로 회복한 경우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당부드립니다. 외국인이 2,000~3,000억 원치 소규모 매수를 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크게 나올 때 레버리지 ETF로 추격 매수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 지수의 2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하락 시에도 2배 손실을 봅니다. 주가가 20%만 밀려도 레버리지는 40%가 증발합니다. 헤지펀드(Hedge Fund)가 소규모 매수로 시장을 띄운 뒤 포지션을 전환해 주식·채권·환율을 동시에 공격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요약: 현금 50% 이상 유지 → 매도 사이드카 발동일에 주도주 분할 매수가 핵심이며, 소규모 외국인 매수 뉴스에 레버리지로 추격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행동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킷 브레이커랑 사이드카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A. 사이드카(Sidecar)는 선물 가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일시 중단하는 제도이고,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는 코스피 지수 자체가 8% 이상 하락할 때 모든 거래를 20분간 전면 중단하는 더 강력한 장치입니다. 사이드카는 하루에도 여러 번 발동될 수 있지만, 서킷 브레이커는 한 번 걸리면 시장 자체가 멈추기 때문에 충격의 강도가 훨씬 큽니다. 26년 동안 12번밖에 없었던 서킷 브레이커가 올해만 여러 번 발동됐다는 것 자체가 현재 시장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Q.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일찍 했으면 정말 달라졌을까요?

A. 저도 그렇게 봅니다. 코스피 5,000~6,000대에서 리밸런싱을 진행했다면 국민연금은 상당한 차익을 실현해 현금을 확보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진퇴양난에 빠지지 않았을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외국 연기금의 기계적 매도를 국민연금이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을 거라는 점입니다. 원칙대로 했다면 외인이 파는 물량을 받아줄 수 있었고, 163조 원의 순매도 충격도 훨씬 작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지금 같은 장에서 레버리지 ETF는 절대 안 되나요?

A. 절대라는 말은 쓰기 어렵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극히 신중해야 합니다. 레버리지 ETF는 하락 시 손실이 2배로 증폭되는데, 현재 시장은 단기간에 8~10% 급락이 반복되는 구간입니다. 매수 세력이 얇은 상태에서 레버리지를 쓰면 강제 청산 압력이 가중되고, 이게 또 다른 폭락을 부릅니다. 단타로 소액을 운용하는 게 아니라면, 이 변동성 구간에서 레버리지는 득보다 실이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코스피가 언제쯤 안정될 수 있을까요?

A.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 한국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4% 아래에서 한두 달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 둘째, 외국인 순매수가 조 단위로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현재 금리는 4.2% 수준으로 여전히 높고, 외국인은 간헐적 소규모 매수에 그치고 있어 시장 안정을 선언하기엔 이릅니다. 단기 반등은 언제든 나올 수 있지만, 구조적 안정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결론

7년 넘게 주식을 해오면서 하락장은 여러 번 겪었지만, 이번처럼 '강한 손이 전부 사라진 채 변동성만 남은 장'은 처음입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국민연금이 원칙을 지켰다면 이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이라도 리밸런싱을 제대로 해서 현금을 확보해야 진짜 위기가 왔을 때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돈은 국민 모두의 노후 자금이고, 원칙을 어기면 그 부담은 결국 다음 세대로 넘어갑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현금 비중을 높게 유지하면서 매도 사이드카 발동일에 주도주를 분할 매수하는 것입니다. 외국인이 돌아왔다는 뉴스에 레버리지로 추격하는 건 헤지펀드의 의도에 맞춰주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방향보다 생존이 먼저입니다.

참고: https://youtu.be/J6xA-6pjP8I?si=pn9RpWJ3Wg-D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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