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동안 이 흐름에 꽤 설득당했습니다. "혼자서 수십 개의 사업을 돌릴 수 있다", "에이전트가 다 해준다"는 말들이 그럴듯하게 들렸거든요. 그런데 직접 써보고, 실제로 도입한 사례들을 들여다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AI 에이전트 만능론이 확산되는 지금, 그 구조적 문제를 데이터와 경험 두 축으로 짚어보겠습니다.

 

ai에이전트 만능론

에이전트 시대라는 흐름,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하나

요즘 테크 업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AI 에이전트'입니다. AI 에이전트(AI Agent)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과 달리 컴퓨터에 직접 접근해서 파일을 열고, 브라우저를 조작하고, 일정을 잡는 등 실제 행동(Action)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뇌만 있던 챗봇에 손발을 달아준 것이죠.

이 개념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Claude Code나 헤르메스(Hermes) 같은 도구들을 활용하면 브라우저 자동화, 파일 정리, 텔레그램 연동까지 구현이 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기능적 사실이 "AI가 모든 걸 알아서 잘 한다"는 과장으로 둔갑하는 순간입니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란 에이전트가 외부 서비스와 연동하기 위한 표준 인터페이스인데, 여기서 MCP란 쉽게 말해 에이전트를 위한 API 규격으로 '에이전트판 연결 플러그'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서 "앱이 사라지고 에이전트만 남는다"는 선언까지 나오고 있죠. 기술의 방향성은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와 완성도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고 봅니다.

  • AI 에이전트: 챗봇과 달리 실제 컴퓨터 환경에서 행동을 수행하는 시스템
  • MCP(Model Context Protocol): 에이전트가 외부 서비스와 연결되는 표준 인터페이스
  • 헤르메스(Hermes): 로컬 컴퓨터에 설치해 텔레그램 등으로 원격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에이전트 도구
  • 솔로프리너(Solopreneur): AI를 활용해 혼자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1인 창업자 모델
요약: AI 에이전트의 기능적 실체는 존재하지만, 그 완성도와 속도에 대한 시장의 묘사는 실제와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오류율 1%가 만드는 무한루프, 수학이 답을 알고 있다

제가 AI 에이전트 만능론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보는 부분이 바로 오류율 문제입니다. "AI가 100번 중 99번은 맞게 해주니까 가끔 틀리는 건 수정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가 만연한데, 이건 수학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직관입니다.

오류율이 1%인 에이전트가 100단계의 작업을 순차적으로 처리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각 단계의 성공 확률이 0.99라면, 100단계 후의 누적 성공 확률은 0.99의 100제곱, 즉 약 36.6%에 불과합니다. 지수함수의 밑(base)이 1보다 작을 때 반복을 거듭할수록 0으로 수렴한다는 수학적 원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300단계면 약 5%까지 떨어집니다. 이게 바로 에이전트를 먼저 도입한 기업들이 겪은 '무한루프 오류'의 구조적 원인입니다.

무한루프 오류(Infinite Loop Error)란 에이전트들이 서로의 출력값을 입력으로 주고받으면서 오류가 증폭되고, 정작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API 호출 비용만 기하급수적으로 쌓이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출처: McKinsey Global Institute, The State of AI 2024에서도 생성형 AI 도입 기업의 상당수가 예상보다 낮은 ROI를 보고했으며, 자동화 파이프라인의 오류 증폭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제가 직접 에이전트 체인을 구성해 본 경험상, 단계가 3~4개만 넘어가도 중간에 한 번쯤 엉뚱한 결과물이 나오는 걸 반드시 사람이 점검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점검 자체가 꽤 피로한 작업이었습니다. "그걸 검수해주는 또 다른 에이전트를 만들면 된다"는 말도 들어봤는데, 그건 오류율 누적 구조에 레이어를 하나 더 얹는 것뿐이지 근본 해법이 아닙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만든 에이전트는 스스로 학습하지 않습니다. 학습은 Anthropic, OpenAI 같은 모델 벤더(Vendor)들이 주도하는 것이고, 사용자 레벨에서 구성한 에이전트는 한 번 경로를 찾으면 그 방식을 고집할 뿐,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는지 스스로 탐색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벤더(Vendor)란 AI 모델 자체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OpenAI, Anthropic, Google 같은 기업들을 의미합니다. 모든 AI 관련 발표 페이지 하단에 "AI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해두는 건 그냥 법적 면피가 아니라 기술적 사실입니다.

요약: 오류율 1%도 반복 작업에선 지수적으로 누적되며, 에이전트 체인의 무한루프 오류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도입 기업들이 이미 겪은 구조적 문제입니다.

 

성공팔이 구조와 책임 공백, 이 패턴은 낯설지 않다

제가 이 흐름을 지켜보면서 계속 데자뷔를 느꼈습니다. "인터넷몰 하면 쉽게 돈 번다", "유튜브 하면 쉽게 돈 번다"와 구조가 동일합니다. 대상만 AI로 바뀐 성공팔이 비즈니스입니다.

생각해보면 단순합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정말로 수십 개의 사업을 혼자 돌리고 있다면, 강의를 팔고 인터뷰를 다니고 책을 출판할 시간이 어디서 납니까. 그게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에이전트가 다 해준다는 논리의 자기모순입니다. 이재용 회장 밑에 AI 전문가가 없어서 그가 직접 현장을 뛰는 게 아니고, 샘 올트만이 AI를 못 써서 세계를 돌며 비즈니스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이 구조에는 아주 편리한 책임회피 메커니즘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건 AI가 한 거라 나는 책임이 없다." 출처: Pew Research Center, AI 인식 조사 2023에 따르면, AI 결과물에 대한 책임 귀속이 불분명하다는 응답이 전체 조사 대상의 과반을 넘었습니다. 기술이 만들어낸 책임의 공백을 이용하는 방식이 강의팔이와 판박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AI에게 말로 시키면 나오는 결과물은, 결국 말할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입니다. 그 결과물에 진짜 돈을 지불할 고객이 있으려면, AI가 해결 못 하는 판단력과 맥락 이해가 그 사람에게 있어야 합니다. 그건 AI 활용 능력이 아니라 도메인 전문성이고, 그건 예나 지금이나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쉽게 돈 버는 방법이 실재한다면,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이 굳이 가르쳐주려 하지 않습니다.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자신의 몫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르쳐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건 이미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방법이거나 순수한 사기입니다.

요약: AI 에이전트 만능론은 대상만 바뀐 성공팔이 구조이며, 책임은 AI에게 떠넘기고 수익은 강의와 콘텐츠로 가져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업무에 도움이 되긴 하나요?

A.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 예를 들어 파일 정리나 정해진 양식의 문서 초안 작성 같은 영역에서는 분명히 효율을 높여줍니다. 다만 여러 단계가 연결된 복합 작업에서는 오류 누적 문제가 반드시 발생하고, 그 결과를 검수하는 사람의 시간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도구로서 유용하되, 만능은 아닙니다.

 

Q. 무한루프 오류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에이전트 체인의 단계 수를 최소화하고, 각 단계마다 사람이 결과를 확인하는 체크포인트를 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오류 감지용 에이전트를 추가로 만드는 방식은 오류율이 추가로 누적되는 구조라 근본 해결책이 되지 않습니다. 단계를 줄이는 것이 단계를 검수하는 것보다 효과적입니다.

 

Q. 사용자가 만든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학습하나요?

A. 아닙니다. 사용자 레벨에서 구성한 에이전트는 모델 자체를 업데이트하지 않습니다. 모델 학습은 Anthropic, OpenAI 같은 벤더가 주도합니다. 사용자가 만든 에이전트는 한 번 작동 경로를 찾으면 그 경로를 반복할 뿐이며, 더 나은 방법을 자체적으로 탐색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Q. AI를 활용한 1인 창업, 아예 불가능한 건가요?

A.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AI 덕분에 쉬워진 것은 실행 속도이지, 사업의 본질인 고객 발굴과 시장 검증 과정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도메인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AI를 도구로 활용할 때 실질적인 효과가 납니다. AI가 먼저이고 전문성은 나중이라는 순서는 잘못된 것입니다.

 

결론

AI 에이전트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직접 써보며 느낀 것은, 이 도구가 분명히 쓸모 있다는 사실과, 그 쓸모를 과장하는 사람들이 돈을 번다는 사실이 동시에 참이라는 것입니다.

오류율이 0이 되어도 결과는 1입니다. 1을 넘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마치 에이전트가 결과를 1 이상으로 만들어줄 것처럼 말합니다. 그 차이를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시각이,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봅니다. AI를 쓰는 것과 AI에 속지 않는 것, 둘 다 해야 합니다.

참고: https://youtu.be/OBF2XTHooEU?si=8fKduRSLBvEb1U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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