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만으로는 치태 제거율이 최대 60%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닦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20대 중반까지 치간칫솔과 치실을 한 번도 쓰지 않으면서 충치를 달고 살았던 제 경험을 돌아보면, 그 숫자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치실·치간칫솔: 순서가 전부입니다
일반적으로 칫솔질을 먼저 하고 치실은 마지막에, 혹은 귀찮으면 생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순서가 완전히 반대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20대 중반, 치과에서 "치간칫솔이랑 치실 쓰세요?" 라는 질문을 받고 나서였습니다.
올바른 순서는 치실 → 치간칫솔 → 칫솔 순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치약의 핵심 성분은 불소(fluoride)인데, 여기서 불소란 치아 표면을 강화하고 충치균의 산 생성을 억제하는 무기질 성분을 말합니다. 불소를 바르기 전에 치태(dental plaque)가 남아 있으면 불소가 치아에 닿을 기회 자체가 줄어듭니다. 치태란 구강 세균이 치아 표면에 형성하는 끈적한 세균막으로, 이것이 굳으면 치석이 됩니다. 즉, 치약을 바르고 치실을 나중에 쓰는 건 불소를 열심히 발라 놓고 스스로 닦아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치간칫솔(interdental brush)은 치아 사이 공간을 닦는 도구로, 칫솔이 닿지 못하는 측면 치태를 제거하는 데 쓰입니다. 치실로 치은열구(gingival sulcus), 즉 치아와 잇몸 사이의 얕은 틈새를 먼저 긁어 올리고, 치간칫솔로 사이사이를 정리한 뒤, 마지막에 칫솔로 불소를 고르게 펴 바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순서대로 했을 때 치태 제거율이 80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대한치과의사협회).
제가 이 순서를 바꾸고 나서 치과 방문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단순히 도구를 추가한 것보다 순서를 바꾼 것이 더 큰 변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올바른 순서: 치실 → 치간칫솔 → 칫솔(치약)
- 치태를 먼저 제거해야 불소가 제대로 흡수됨
- 칫솔질만으로는 치태의 최대 60%만 제거 가능
- 치간칫솔까지 사용하면 80점 수준으로 향상 가능
소금물 가글: 약국 1,000원짜리로 충분할까요
시중에 파는 가글 제품은 종류가 넘칩니다. 몇 만 원짜리 약용 가글도 있고, 알코올 기반 제품도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초록색 가글 제품을 썼는데, 가격 대비 효과가 있는 건지 늘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 생리식염수(normal saline), 즉 0.9% 농도의 소금물이 우리 몸의 체액과 같은 pH 농도를 가지고 있어 가장 자극 없이 쓸 수 있는 가글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소금의 삼투압 효과가 구강 세균의 활동을 억제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inflammatory cytokine), 즉 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질 물질의 분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PubMed Central).
반면 클로르헥시딘(chlorhexidine)이나 알코올 계열 성분이 포함된 약용 가글은 항균력이 강하지만 장기 사용 시 치아 착색, 혀의 흑설증(black hairy tongue) 같은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흑설증이란 혀 표면의 유두가 과도하게 길어지고 착색되는 상태로, 시각적으로도 불쾌감을 줍니다. 그에 비해 생리식염수는 이런 부작용이 없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종이컵(약 130mL)에 미지근한 물을 채우고 티스푼으로 소금을 살짝 넣어 섞으면 대략 0.9% 농도가 만들어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엔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아침 기상 직후 입안 건조감이 확실히 줄어드는 걸 체감했습니다. 다만 20·30대처럼 타액 분비가 원활한 경우에는 효과가 덜 느껴질 수 있고, 40대 이후나 약을 복용 중인 분들께 더 유의미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오이·당근 스틱: 논문은 없지만 20년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 이 방법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오이랑 당근을 잘라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수시로 씹는다는 게, 구강 관리법이라기보다 식습관 이야기처럼 들렸거든요.
그런데 잇몸 질환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면 이 방법이 왜 나온 건지 납득이 됩니다. 잇몸병은 충치처럼 "여기가 아파요"라고 딱 집어내기 어려운 병입니다. 이른바 반건강 상태, 즉 완전한 잇몸병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불편감이 있는 중간 지대에 있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스케일링이나 치주 치료(periodontal treatment)의 적응증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주 치료란 치아를 둘러싼 지지 조직인 치주(periodontium)의 염증을 제거하는 시술을 말합니다.
오이·당근 스틱이 이 상태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차가운 오이가 잇몸의 열감과 부기를 가라앉히고, 씹는 행위가 타액 분비를 자극하며, 채소의 식이섬유가 치아 표면을 물리적으로 닦아주는 효과를 냅니다. 타액에는 라이소자임(lysozyme) 같은 항균 효소가 포함되어 있어, 타액 분비 자체가 구강 자정 작용을 돕습니다.
제 경험은 없지만, 이 방식이 그럴듯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입이 건조한 상태에서 치태가 더 잘 쌓인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 중 하나가 씹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 당근은 단단해서 잇몸이 약한 상태라면 오이로 먼저 시작하는 게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잇몸병은 유전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잇몸이 약한 건 부모님 탓이라는 말, 저도 어릴 때부터 들어왔습니다. 충치가 유독 잘 생기는 편이라 "치아가 선천적으로 약한 것 같다"는 말을 반쯤 믿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전이 잇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30~40% 수준에 불과하고, 두 명 모두 잇몸이 나쁜 경우 대부분 흡연 같은 환경적 요인이 공통으로 있었다는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결국 잇몸병의 가장 큰 변수는 생활 습관입니다. 그리고 이 습관은 학습됩니다. 형이 치실을 쓰면 동생이 따라 쓸 확률이 36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교육의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20대 중반이 되도록 치실과 치간칫솔의 존재를 몰랐던 건,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서였습니다. 부모님도 학교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의무교육 기간 동안 양치 교육은 있어도, 치실과 치간칫솔 사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교육은 거의 없습니다. 치석(dental calculus), 즉 치태가 굳어 돌처럼 단단해진 물질이 일단 형성되면 칫솔질로는 제거가 불가능하고 반드시 스케일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초등학생 때 배웠다면, 어른이 되어 충치 치료 의자에 그렇게 자주 앉지 않아도 됐을 겁니다. 치과 공포증이 있는 저로서는 그게 너무 아쉽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실이랑 치간칫솔 둘 다 해야 하나요, 하나만 해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하나만 해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두 가지는 역할이 다릅니다. 치실은 치은열구 안쪽까지 긁어 올리는 데 강하고,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 측면 치태 제거에 더 효과적입니다. 가능하다면 둘 다 쓰되, 순서는 치실 먼저입니다.
Q. 소금물 가글은 하루에 몇 번 하는 게 적당한가요?
A. 특별히 정해진 횟수는 없습니다. 칫솔질 후 물로 헹구고 나서 소금물로 한 번 더 헹궈주는 방식이 가장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입이 유독 건조한 편이라면 취침 전과 기상 직후에 추가로 한 번씩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Q. 오이 당근 스틱, 아무 때나 먹으면 되나요?
A. 네, 수시로 꺼내 씹는 방식입니다. 잇몸 불편감이 있을 때, 혹은 입안이 건조하게 느껴질 때 하나씩 베어 드시면 됩니다. 다만 당근은 경도가 높아 잇몸이 예민한 상태라면 오이로 먼저 시작하는 게 더 부담이 없습니다.
Q. 잇몸병은 정말 유전이 아닌가요?
A. 유전적 소인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연구에 따르면 잇몸 건강에 미치는 유전의 영향은 30~40% 수준으로 환경적 요인에 비해 크지 않습니다. 부모님과 잇몸 상태가 비슷하다면 유전보다 같은 생활 습관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결론
치과가 무서워서 안 가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잘 몰라서 관리를 못했던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치실, 치간칫솔, 올바른 순서, 소금물 가글. 어느 것 하나 대단한 도구가 아닌데, 이걸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알게 됐다는 사실이 지금도 아깝습니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내일 치실을 사서 칫솔보다 먼저 쓰는 것, 약국에서 생리식염수 1,000원짜리를 사오는 것. 거창한 루틴이 아니어도 됩니다. 작은 변화가 10년 후 치과 의자에 앉는 횟수를 줄여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