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신축 아파트를 샀는데 10년 뒤 1억 시세차익, 서울에서 소형 구축을 샀더니 3배가 올랐습니다. 저도 당해봤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대책들이 유독 더 눈에 밟힙니다. 2026년 하반기 경제 성장 전략 발표와 국무회의 생방송에서 나온 내용들, 그냥 흘려들으면 안 됩니다.

보유세 개편, 이미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
혹시 '보유세를 얼마나 올릴지 유튜브 투표로 결정한다'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그 국무회의 생방송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댓글 참여자들이 30억 기준을 가장 많이 선택했더니, 대통령이 직접 "그건 좀 가혹하다, 40~50억이 낫겠다"라고 수정한 것입니다.
이 장면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이미 내부 기준은 정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7월 말 발표 예정인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토론회와 생방송이 진행됐지만, 2~3일 안에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뀌는 건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의 목표를 명확히 했습니다. "집값 안정이 목적이 아니라, 과세 제도의 합리화와 정상화"라고요.
여기서 '정상화'라는 단어를 짚어야 합니다. 정상화란 현재 비정상적으로 낮거나 높은 수준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는 뜻인데, 지금 문맥에서는 세 부담을 기존보다 높이는 방향, 즉 증세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보유세(Property Tax)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매년 내는 세금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초고가 1주택 실거주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 초고가 주택 기준: 40억~50억 언급 (최종 기준은 세제개편안 발표 후 확정)
- 보유세 인상 방향성: 1주택 실거주자 포함, 초고가 구간 세 부담 상향
- 법인 토지 과세 분류 기준도 합리화 → 법인 보유·양도 세 부담 정상화(인상)
- 세제개편 목적: 집값 안정이 아닌 세금 체계 자체의 불합리 해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책이 '합리화'를 내세울 때 체감하는 방향은 항상 세 부담 증가였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나 다주택자는 당연히 타격이 크고, 서울 고가 아파트를 실거주로 보유한 분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획재정부 발표 자료는 출처: 기획재정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세 에스크로, 이게 시행되면 전세는 끝난다
이번 대책에서 저를 가장 놀라게 한 부분은 전세 에스크로 제도입니다. 전세 에스크로(Escrow)란 임차인이 맡긴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이 직접 보관하지 않고, 제3의 기관(전월세 안정화 기구)이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임대인, 그 돈 네가 갖고 있지 말고 우리한테 맡겨. 대신 이자 플러스 알파를 줄게"라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임대인의 입장에서 이 구조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전세가 작동해온 이유는 임대인이 목돈을 받아 다른 곳에 굴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갭투자(Gap Investment)란 전세보증금과 매매가의 차액만 투자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방식인데, 이 구조 자체가 전세 에스크로가 시행되면 원천 차단됩니다. 국가가 운용해서 주는 확정 수익이 낮으면 임대인 입장에서 차라리 월세로 전환하는 편이 낫습니다.
자발적 참여라면 가입률이 저조할 것이고, 강제 시행이라면 전세 시장은 급격히 붕괴됩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하나입니다. 월세화(月貰化) 가속입니다. 제가 직접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느낀 건데, 이미 지방 소도시는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고 반전세·월세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도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주택자, 특히 청년층 입장에서는 전세라는 선택지가 사라지고 월세 부담만 늘어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정책 보증과 전세 대출 보증 한도를 계속 낮추겠다는 대출 규제와 맞물리면 타격은 더 커집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월세 통계 추이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합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그래서 결국 서울 집값은 어디로 가는가
저는 2014년 지방 소도시에 첫 집을 샀습니다. 같은 돈으로 형님은 서울 소형 구축을 샀고요. 10년이 지난 지금, 제 집은 1억 시세차익, 형님 집은 3배가 됐습니다. 이게 바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서울에 일자리가 몰려 있고 인구가 집중되는 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 수요가 가격을 만듭니다.
그런데 정부 정책을 보면 방향은 명확합니다. 최상단 초고가 주택은 보유세로 누르고, 중간 가격대는 강력한 주택담보대출(LTV·DSR) 규제로 매수 자체를 억제하고, 하단은 월세화로 전환시키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LTV(Loan to Value)란 주택 가격 대비 대출 가능 비율을, DSR(Debt Service Ratio)이란 연간 소득 대비 전체 대출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이 두 지표를 동시에 조이면 실수요자도 대출이 막힙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희소성은 더 커집니다.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수요는 그대로인데 대출까지 막으면, 지금 살 수 있는 사람은 더욱 줄어들고 서울 아파트는 더 귀해집니다. 3기 신도시, 태릉, 남양주 왕숙 등의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5~7년은 걸립니다. 그 시간 동안 서울 수요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 아이들이 서울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어디서 사느냐보다 어떤 노선에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신분당선처럼 수요가 받쳐주는 광역 교통 노선 인근 아파트가 장기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라는 판단입니다. 규제에 맞서는 게 아니라, 규제 안에서 움직이는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고가 주택 보유세 기준이 40억~50억이면 나랑 관계없는 얘기 아닌가요?
A. 지금 당장은 그렇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이 한번 설정되면 이후 조금씩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역사를 보면 처음 도입 기준보다 대상이 꾸준히 확대됐습니다. 지금 기준이 자신과 무관하더라도 흐름 자체를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전세 에스크로 제도가 강제 시행되면 임차인한테도 나쁜 건가요?
A. 보증금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인이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할 유인이 강해지면서 결국 임차인의 월세 부담이 커집니다. 보증금을 지키는 대신 매달 나가는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Q. 지방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지금 팔아야 하나요?
A.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방 소도시 아파트는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라 장기 보유해도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습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자금을 서울이나 핵심 교통축 인근으로 재배치하는 방향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매도 타이밍과 세금 문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Q. 3기 신도시 공급이 되면 서울 집값이 내려가지 않을까요?
A. 공급 자체는 분명 긍정적 요소입니다. 하지만 3기 신도시의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5~7년이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서울 수요는 계속 존재하고, 규제로 매수를 억누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공급이 실제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 상당한 시간 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번 정부 대책은 보유세 인상, 대출 규제 강화, 전세 에스크로 도입이라는 세 축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을 누르려는 시도입니다. 목표는 집값 안정이 아니라 세금 체계와 금융 구조의 '정상화'라고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체감하는 방향은 분명히 규제 강화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곳의 가격은 쉽게 꺾이지 않습니다. 제가 10년간 지방에서 몸으로 느낀 것처럼, 수요 없는 곳에 좋은 물건을 사도 시세차익은 제한적입니다. 규제를 이유로 서울 진입을 포기하기보다, 규제 안에서 움직일 방법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세제개편안 발표 시점인 7월 말~8월 초를 주의 깊게 지켜보시기 바랍니다.